글을 쓰고 싶어 책상 앞에 앉았는데, 한 줄도 안 써질 때가 있습니다.
머릿속은 복잡한데 손은 멈추고 결국 빈 화면만 바라보다 포기한 경험. 낯설지 않으시죠?
사실 문제는 문장력이 아니라 ‘재료’에 있습니다.
글이 막히는 순간
원인은 ‘재료’에 있다.
올해 초에 유명 다이어트 업체를 통해 한달 간 다이어트 프로그램에 참가한 적이 있습니다. 4주 만에 체지방만 4kg 감소했는데요, 당시에 배웠던 다이어트 방법의 핵심은 딱 하나였어요.
“내 몸에 좋은 식재료를 넣어줘라.”
운동을 하라고 하지도 않고, 간헌절 단식을 하라고 하지도 않았습니다. 단, 내 몸에 들어가는 식재료에는 각별히 신경을 써주라고 했어요.
센터에 방문할 때마다 30-40분 동안 강의도 들었는데요, 강의 내용은 대부분 식재료에 어떤 성분이 들어있고 내 몸에서 어떤 작용을 하는지 알려주는 것이었습니다. 살 빠지고 싶다면 현미밥, 상추, 깻잎은 무조건 먹어야 한다는 것을 제대로 배웠죠.
글쓰기 이야기하면서 뜬금없이 다이어트 이야기냐고요? 이게 글쓰기의 원리와 상관이 있기 때문입니다. 당신에게도 ‘좋은 재료’가 필요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글을 못 쓰는 이유를 재능 부족이나 집중력 문제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재료의 부족이 가장 큰 원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책상 앞에 앉았는데 머릿속이 텅 비어 있다면, 그것은 당신이 게으르거나 능력이 없는 게 아니라, 단순히 쓸 ‘재료’를 모아두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요리에 비유하자면 냉장고 안이 텅빈 상태에서 멋진 요리를 만들려는 것과 같습니다.
좋은 글은
좋은 재료에서 나온다
지난 해 전세계적으로 히트를 친 <흑백요리사>에 명장면이 있었습니다. 요리대결에서 최현석 셰프가 좋은 재료부터 확보하는 전략을 세운 것입니다. 방송 후 두고두고 회자된 명언이 있습니다.
“주방에서 셰프보다
더 높은 게 있어요.“
재료 죠.-최현석-
최현석은 대결 시작과 동시에 재료를 먼저 선점한 후 전략을 짰습니다. 결국 대결에서도 승리했죠.

저는 이렇게 응용하고 싶네요.
“글쓰기에서 필력보다 더 높은 게 있어요. 재료 죠”
글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책상에 앉을 때마다 글이 안 써진다는 분들은 백발백중 재료가 확보되어 있지 않습니다. 재료 없이 요리를 잘할 수 있는 셰프는 없습니다. 작가도 똑같습니다.
따라서 글을 잘 쓰고 싶다면 무엇보다 재료 모으기를 진지하게 해야 합니다.
나에게는 의미있는 재료가 얼마나 있는가?
나에게는 재료 저장소가 있는가?
‘재료’란 사전적으로 「어떤 일을 하기 위한 거리」를 말합니다. 글을 창의력이나 상상력 하나만으로 쓸 수 있을거라고 여긴다면 큰 착각입니다. 재료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 재료를 모아놓는 저장소가 필요합니다.
이렇게 볼거리 즐길거리가 많은 시대에 재료는 당연히 많은거 아니냐고요? 오늘날 우리는 하루 종일 쏟아지는 뉴스와 SNS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잘 생각해 보면, 스쳐지나가는 수많은 정보를 나만의 의미를 가지고 저장해뒀는지는 의문입니다. 그저 한번 봤을 뿐인 정보, 되물으면 자세히 설명할 수 없는 정보가 과연 나에게 의미있는 재료일까요?
다음 질문에 즉각적으로 답해보시기 바랍니다.
| □ 당신에게는 의미있는 재료가 얼마나 있나요? □ 당신에게는 재료 저장소가 있나요? □ 당신에게는 재료를 저장하는 습관이 있나요? |
만약 위 질문에 YES라고 답하기 어렵다면 오늘부터 재료 저장소를 만들고, 재료 습관을 길러보시면 어떨까요?
나의 재료를 효과적으로 확보하는 법
자, 그렇다면 어떻게 재료를 모으고 관리할 수 있을까요? 제가 사용하는 몇가지 방법을 공유합니다.
1. 순간을 저장하는 디지털 메모법 2가지
제가 즐겨 사용하는 방법은 카카오톡 ‘나와의 채팅’과 스마트폰 ‘음성녹음’ 기능입니다. 네이버 블로그 ‘음성입력’ 기능도 종종 사용하는데 요즘은 스마트폰 음성녹음이 편하더라고요. 소리를 즉각적으로 녹음할 수 있는 기능이라면 어떤 도구든지 괜찮습니다.

이 중에서 저에게 가장 큰 도움을 주는 도구는 ‘카카오톡 나와의 채팅’입니다. 이 기능이 없었다면 저는 8권의 책을 출간하지 못했을 겁니다. 순간순간 떠오른 모든 생각을 이곳에 담아두거든요. 저는 아주 사소한 것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1초면 되요.
이렇게 ‘포착’해두면 어떻게든 쓰입니다. 얼마전 블랙핑크의 제니도 인터뷰에서 말했죠. 자신은 기록하는 습관이 있는데 이 기록들이 나도 모르게 음악에 쓰인다고 말이죠. 쓰일 줄 모르고 기록했는데 쓰인다고 합니다.
제 생각에 저는 지나칠 정도로 기록을 하는 인간이에요. 정말 많은 것들을 기록해요. 그리고 그게 결국에 도움이 되더라고요.
사실 몰랐어요. 제가 기록해놓은 것들이 이번 앨범에 들어가게 될 줄은요. 정말 오래 전에 뭔가를 써놓고 바보 같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예술과 같은 한 작업물이 되는 거죠. 그런 과정 때문인지 항상 뭔가 적는 걸 좋아해요. 전부 기록해놓죠.
– 블랙핑크 제니 인터뷰에서-
제니 사례를 어떻게 이 글에서 말하고 있는 걸까요? 제가 ‘나와의 채팅’에 제니 영상을 저장해뒀기 때문입니다.
‘나와의 채팅’이 유용한 이유 중 하나가 링크를 미리보기 할 수 있다는 거예요. 미리볼 수 없다면 저는 아마 다른 도구를 사용할 겁니다. 미리보기는 너무나 유용합니다.

2. SNS를 똑똑하게 활용하기
저는 SNS에서 나와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과 내가 전혀 관심 없지만 알아두고 싶은 사람을 반반씩 팔로우합니다. 제가 재료 습득을 위해서 팔로우하는 사람은 크게 두 종류예요.
①내가 좋아하거나 앞으로 잘하고 싶은 것에 대해 깊은 인사이트가 있는 활발한 창작자(적어도 일주일에 5회 이상 새글을 업로드하는 사람)
②최신 트랜드를 매일 업로드하는 사람(내가 관심 있든 없든 트랜드만 집중적으로 알려주는 사람)
이렇게 팔로우를 해두면 그들의 SNS를 가까이 하기만 해도 다양한 재료를 얻을 수 있습니다.
3. 책·강연 가까이 하기
이건 너무 당연하고 고전적인 방법이지만 아주 효과적입니다. 저는 책을 읽을 때 관심사 기반으로 읽어요.
또한, 어떤 책을 읽었는데 그 책이 좋았다면 그 저자의 책은 모두 사서 읽는 편입니다. 그 작가의 다른 책이 제 관심사가 아니더라도 읽습니다.
책은 사람이 쓰는 것이기 때문에 저자의 다른 책에서 제가 원하는 또다른 인사이트가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방법은 저에게 정말 효과적이어서 지금도 여전히 유지하고 있는 방법입니다.
4. 캡쳐하기+사진 찍어두기
이 방법은 1~3번 방법을 하면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책을 읽다가 저장해두고 싶은 문장이 나왔다면 밑줄만 긋지 말고 사진을 찍어서 ‘나와의 채팅’에 보내둡니다. SNS를 보다가 저장해두고 싶은 장면이나 글이 나왔다면 캡쳐해서 다시 ‘나와의 채팅’에 보내둡니다. 이걸 생활화해보세요. 나의 재료 저장소가 풍성해집니다.
5. 직접 경험하기
100번의 간접경험보다 1번의 직접경험이 훨씬 질 좋은 재료입니다. 예를 들어서, ‘수영 잘하는 법’이라는 책을 아무리 많이 읽었어도, 직접 물에 들어가서 허우적 대보는 것이 살아있는 경험인 것이죠.
재료 중 최상급 재료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경험만 하고 기록해두지 않으면 시간이 흐를 수록 기억은 소멸되어 갈 것입니다. 직접 경험 후 기록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재료를 글로 만드는 법
이렇게 재료를 확보했다고 해서 바로 글이 되지는 않습니다. 정리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정리한 재료를 연결하면 되요. 지금 이 글에서 ‘흑백요리사’, ‘제니 인터뷰’ 등을 하나로 연결한 것처럼요. 진주목걸이를 만들듯이 엮어서 연결하는 겁니다.
이 방법이 빛을 발할 때가 책을 쓸 때 입니다. 이 방법은 제가 이 글에서 처음 밝힙니다. 저는 책을 쓸 때 바로 집필하는게 아니에요. ‘나와의 채팅’ 속 재료를 타이핑해서 정리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이 시간이 길 때는 한달 넘게 걸리기도 합니다. 재료를 정리하다보면 책 한권 기획이 이미 끝날 때도 있습니다. 마치 셰프가 자신이 확보한 재료를 파악한 다음, 어떤 요리를 할지 정하는 것과 같습니다.
가령, <나는 매일 블로그로 출근한다>를 준비할 때는 다음과 같은 재료 폴더를 만들었습니다. 저 폴더 하나하나에 방대한 재료가 들어있습니다.

폴더를 열어보면 이런 내용이 들어있습니다. 모두 글자입니다.

지인과 나눴던 대화, 어느 계절에 본 풍경, 내가 한 작은 행동, 내가 본 작은 장면, 어느 SNS에서 캡쳐한 한 문장… 이 모든 것들 중에서 하나의 줄기를 잡아서 연결하면 글이 됩니다.
갑자기 글이 되지는 않아요. 수정하고 또 수정합니다. 글은 긴 수정의 과정이에요. 글쓰기에서 수정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지금 이 글도 여러번 고치고 발행했습니다.
즉, 글을 잘 쓰고 싶다면 3단계가 필요합니다.
- 재료 포착+저장하는 습관
- 재료를 정리하기
- 재료를 조합해서 연결하기
많은 사람들이 글쓰기를 백지 위에 처음부터 시작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조합과 편집의 예술에 가깝습니다. 예전에 저에게 배운 한 학생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블로그를 하다보니
정보 조직 능력이 향상되었어요.
– 반키반 학생 중 한분의 말씀
만약 글이 안 써진다면 스스로를 탓하지 말고 재료 저장소를 열어보세요.
혹시 텅 비어 있다면 오늘부터 재료 모으기를 시작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1:1 코칭을 받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
엄마를 위한 ‘반려블로그 키우기’ 9기를 모집합니다.
오늘 배운 ‘글감 재료’를 차곡차곡 모아, 당신만의 정체성이 담긴 블로그로 키워낼 수 있도록 돕는 수업입니다.
이 수업은 엄마의 삶과 경력에 초점을 맞춘 전용 블로그 과정입니다.
특히 이번 9기는 글쓰기 코치의 1:1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마지막 기수입니다. 10기부터는 1:1 코칭이 포함되지 않을 예정이니, 밀착 코칭이 필요하다면 이번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
[ ‘반려블로그 키우기 9기’ 자세히 보기 및 신청 (링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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